나의 이야기 216

비봉의 가을 일상

2023년도 벌써 마지막을 향해 열심히 달려 가고 있다. 최근 몇달 동안 이런 저런 이유로 나의 블로그에 들어 온적이 까마득하다. 그런데 벌써 짧은 가을이 끝나가고 있다. 10월의 중순을 넘어 겨울의 문턱을 향해 가고 있다. 아침 저녁의 기온은 영상 10도 이하로 내려 가고 있다. 며칠 전엔 최저 기온이 4도를 찍었고 아침공기가 찬기운을 몰아 온몸을 구석 구석 파고 든다. 벌써 콧물과 눈물은 덤이다. 겨울이면 나타나는 콧물과 마른 눈물은 겨울이 가까와 지고 있음을 말해 준다. 아침부터 벼베는 기계가 논을 이발하듯 빙빙 돌면서 사각의 각진 코너를 돌아 거침없이 벼에서 이삭과 짚단을불리하며 거침없이 돌아가고 있다. 오랜만에 보는 벼 추수 장면이라 구경을 하고픈 마음에 서둘러 집 앞논으로 나갔다. 부지런한 마..

나의 이야기 2023.10.19

후포 기행

80친구들이 2박 3일의 일정으로 울진군 후포면 후포리에 다녀왔다. 이번에는 종전에 1박 2일로 다니던 투어가 이제는 2박3일의 일정으로 가게된 것은 백수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증거이다. 물론 한명은 연가를 쓰야했다. 아침에 정병산에 눈이 하얗게 덮혀있다. 밤새 비가 눈으로 내린 모양이다. 진주 친구를 창원중앙역에서 픽업하러 가는 길에는 주위 산이 눈으로 하얗게 옷을 갈아 입고 있었다. 비교적 도착 시간을 잘 맞추어서 기다리지 않고 진주 현역친구가 양손에 커피를 들고 차에 오른다. 카페오레의 향이 긴 여독을 풀어주리라. 곧 바로 애마 스포무니(스포티지 문을 줄인 애칭)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신경주역으로 달려 간다. 애마와 함께하면 웬지 마음이 든든하다. 사실은 그랜무니(그랜저 문을 줄인 애칭)가 나의 단짝..

나의 이야기 2023.02.17

송광사 불일암

오늘은 순천 송광사로 향한다. 아니 정확히는 불일암이다. 무소유를 몸소 실천하시다 입적하신 법정 스님이 지내시던 송광사 뒷산 불일암을 목적지로 정하고 한걸음에 달려간다. 거리가 한숨에 달려가기가 너무 멀어서 섬진강 휴게소에서 애마 스포를 쉬게가면서 주인도 한숨을 돌린다. 섬섬옥수빛 섬진강을 보고 싶었지만 다리를 건네며 푸른 맑은 물빛을 눈팅하면서 차를 달려 가고 있다. 두시간이 훌쩍 넘어 세시간을 달려 송광사 입구 주차장에 주차하고 무소유길로 발걸음을 옮긴다. 송광사 본절을 옆으로 포장된 도로를 따라 비탈길을 오른다. 생각보다 비탈의 경사가 만만하지 않다. 갈래길에서 우측으로 돌아가니 빗장이 쳐저있고 돌아가라는 폣말이 나온다. 숲길을 돌아 올라가니 갈림길에서 좌측 중앙에 호젓한 산길이 나있다. 우리거 올..

나의 이야기 2023.02.09

설인사

설명절이 지난지 일주일이 되는 날이다. 오늘은 그동안 코로나로 만나지 못했던 중앙동 제종 형님댁을 방문 하기로 했다. 집안에 우환도 있었고 차일 피일 미루다 보니 얼굴을 안본지 삼년이 다 되어가고있다. 오전에 전화를 걸었다. 낯익은 굵은 저음의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들려온다. 설인사를 건네고 집에계신다는 확인을 하고 점심때 집에 들리기로 했다. 항상 깔끔한 정리 정돈과 청결을 삶의 모토로 삼은 형님과 형수님의 일상을 엿 볼 수있다. 거실에 이불을 깔아두고 이불 속으로 다리를 밀어 넣으니 뜨끈한 바닥에서 옛날 온돌방을 연상하게 한다. 팔십을 목전에 둔 형님과 칠순을 넘어선 형수님의 얼굴에서 세월의 흔적을 볼 수 있겠다. 아직도 스쿨 지킴이로 일하고 계시는 형님의 말씀에서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H정..

나의 이야기 2023.01.28

법정의 무소유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고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뜻이다. 우리가 선택한 맑은 가난은 넘치는 부보다 훨씬 값지고 고귀하다는 법정 스님의 말씀이시다. 내주위만 돌아보아도 입지 않고 몇해를 넘기는 옷이라든가 물건들이 얼마나 많은가 언젠가는 필요하겠지 하고 구석으로 밀어 내 놓은 물건들이 먼지만 쌓이고 빈공간을 자리 잡고 해를 거듭하면서 결국엔 쓰레기통으로 들어 가는 불필요한 물건들을 보면서 법정 스님의 무소유가 얼마나 우리 생활에 중요한 지침인가를 새삼 느껴 본다. 아침에 날아온 톡하나 부처님 말씀이란 제목의 *튜브 영상이 하나 올라왔다. 40여분간 주옥같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서 깨닫는 바가 크다. 주 내용은 모든 일이 나로부터 일어나서 결국은 내가 그 짐들을 내려 놓을 때 모든 번뇌..

나의 이야기 2023.01.27

올겨울 최저 기온

며칠전 전국적인 한파가 몰아 닥치던 날의 기온은 이지역에서 올들어 최저기온인 영하 13도다. 체감온도는 영하 18도라는 지역뉴스 앵커의 멘트에서 차가운 입김이 느껴진다. 한낮의 기온이 영하 6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가볍게 동네 공원이나 몇 바퀴 돌고 오자는 집사람의 의견에 따라 주섬주섬 옷을 입고 문밖을 나서는 순간 냉기가 얼굴을 감싸 안는다. 찬 바람이 콧등을 한번 때리더니만 이내 귓볼이 얼얼하게 시리다고 아우성이다. 아파트 내의 놀이터를 채 벗어나기도 전에 찬바람이 세차게 몰아 불어 오는 것이 아닌가. 이내 발걸음을 돌려 집안으로 들어 가고픈 마음 꿀떡 같지만, 설연휴에다 장거리 운전으로 심신이 피곤하지만 공원을 한바퀴라도 돌고 오자는 마음이 생긴다. 개울물이 졸졸 흐르는 길가엔 바람개비가 시속 20..

나의 이야기 2023.01.26

진밭골 생각을 담는 길

'걸어가며 생각을 비우고 쉬어가며 생각을 담으라'라는 글귀가 눈에 들어 온다. 겨울잠에 빠져 있는 범물동 골안골에서 진밭길로 이어지는 산책로가 설명절에도 오가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적당히 햇살이 찾아오고 주위에 산과 계곡이 햇살을 등에 업고 오수를 즐기고 있는 시간대에 대덕지(일명 용지못)는 밤새 얼었던 얕은 얼음을 드리우고 가벼운 바람에도 녹고 있다. 진밭골 계곡길은 수성구에서 지정한 생각을 담는 길이라 불리는 산책로가 있다. 용추못 언저리에서 출발하여 도로를 따라 올라가다 첫다리에서 계곡으로 들어가는 루터와 또 하나는 대덕지를 건너 대덕산의 동쪽 끝자락인 산 기슭을 따라 야영장까지 이어지는 길로 두 갈래가 있다. 야영장 조금 위에 여울목이란 카페 옆길에 생담길(이하 생각을 담는 길)이 나온다. 계곡을..

나의 이야기 2023.01.24

페북 친구 이야기

한동안 페이스 북에 푹 빠져 있을 때, 싸이월드가 페북에 밀려 나고 말았다. 호주 연수 시절 싸이 월드에 많은 자료들을 탑업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싸이월드가 주소가 바뀌고 환경이 바뀌면서 싸이월드를 그만 두게되었다. 그리고 나타난 것이 페북과 인스타, 트읫트 등이다. 후포 친구는 열심히 사진에 글을 가미해서 열심히 올리고 있고, 나는 좀 뜸하게 페친들의 자료들을 그저 눈팅만하고 있다. 열정이 예전 만큼 달아 오르지 않고 오로지요즘은 그냥 폰으로 그때그때 작품활동하고 내 블로그에 이것들을 올리고 가볍게 이야기하는 것이 전부다. 지난 밤, 늦은 시간에 페북 메신저에 어떤 모령의 여인이 친구 요청을 하길래 ㅏ만히 보니 이름은 외국이름을 한국이름도 있는 모르는 친구가 간절히 세번에 걸쳐 요청하는 것이 아닌..

나의 이야기 2023.01.09

소바미를 아시나요?

봉림동 소바미를 아시나요? 봉림동 먹자골목 끝자락에 위치한 소금방 카페, 소바미는 말 그대로 치유에 도움을 주는 공간, 즉 힐링 공간이라 말할 수 있다. 문을 열고 들어 오면 여느 카페와 다르지 않은 분위기다. 뭐 그리 다른 점을 처음에는 찾을 수 없다. 하지만, 차나 커피를 주문하고 들뜬 마음이 가라 앉을 무렵이면 낯익은 음악이 귀에 들어 온다. 전형적인 70 80 노래가 대부분이다. 눈이 분위기에 적응되면 손님들 대부분이 찜질방을 좋아할 연령층의 사람들이란 사실이다. 물론 모두가 중장년층만이 찾는 카페가 아니다. 젊은이들도 즐겨 찾는 공간이다. 그이유는 갓구운 빵을 찾는 이들도 상당하다. 여기엔 빵을 전문으로 굽는 베이커가 있다는 사실이다. 이 세프는 자신의 빵에 대한 자부심도 가지고 있는 듯, 손님..

나의 이야기 2023.01.07

칼국수 한그릇 하실래예

요즘 어디를 가든지 볼 수 있는 문화가 동종업계의 가계들이 함께 모여 있어서 서로 간에 시너지 효과를 높혀주고 있다. 예를 들면, 반송시장에 가면 칼국수 거리가 있다. 반지하의 자그마한 공간에 칼국수 전문 가게가 5~8개의 가게가 난전 형태로 긴 의자 몇개를 깔아 놓고 손님들이 나란히 앉아서 여기 저기서 후루룩 칼국수 면발치는 소리가 식욕을 자극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시장끼를 한꺼번에 몰고 와서 입안의 침샘을 모두 자극한다. 국민음식이요 사계절 음식인 칼국수는 계절마다 그 경쟁 음식이 있지만 칼국수 마니아들은 계절에 관계없이 "칼국수 주세요"라고 외친다. 삼복 더위에는 땀을 비오듯 흘리고 국물까지 들이키고 나면 오히려 시원함이 몰려 온다. 한 겨울의 칼국수는 따로 설명이 필요없다. 뜨거운 국물과 면발을 ..

나의 이야기 2023.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