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위한 공간 9

가왕 조용필

요즘 트롯이 불티나게 방송되고 있다. 무명가수가 일약 스타덤에 오르는 등용문의 자리로서는 그만이지만, 일확천금을 노리고 다니는 직장까지 버리고 경연장으로 몰리는 모습은 한편으론 마음이 개운치가 않다. 노래는 정말 기본기에서 닦은 기량과 타고난 보이스 칼라를 갖추어야하는데, 요즘은 너무도 인공적으로 만들어 지는 것 같아서 아쉬움이 남고 측은지심이 생기기도 한다. 이들이 부르는 곡은 하나 같이 나훈아, 남진 곡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물론 그들을 능가하는 가수들이 아직은 나오질 않고 있는 것이 아쉽기는 하다. 오늘은 가왕 조용필의 노래를 만나러 떠나보자. 먼저 조용필의 대표곡으로 "돌아와요 부산항에"는 꽃피는 동백섬에 봄이오지만 떠나간 사람은 소식도 없고 오륙도 돌아가는 연락선마다 눈길을 보내지만, 돌아오지 ..

한계령 양희은

'저산은 내게 우지마라 우지마라하고 발 아래 젖은 계곡 첩첩 산중' 이란 가사로 시작하는 양희은의 "한계령"을 들어 보자. 지치고 힘들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을 잘 다독여 주고 슬픔에 젖어 있는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어 혼란한 마음을 잘 잡아 주는 노래다. 한없이 오르려고만 하지, 내려 갈 줄 모르는 사람들에게 하산할 시간을 알려주는 곡으로 삶의 지침서와 같은 곡이라고 볼 수 있다. 독특한 음색과 탁월한 보이스 칼러를 가지고 있는 대중가수의 퀸이라고 볼 수 있다. 70, 80년대 통기타 가수 1세대로 암울했던 그 시절 데모가에 단골 메뉴인 "상록수"는 한 때 IMF시절에는 어려움을 겪던 국민들에게 희망의 불씨를 심어준 곡이다. 훌훌 털고 일어나서 끝내 그 어려움을 이겨 내리라는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는 곡으로 ..

해바라기 노래

3일 간만에 따스한 겨울 햇살이 커튼의 틈새를 비집고 들어오는 아침이다. 늘 음악과 함께 시작되는 일상에 유일한 낙이 음악 감상이다. 물론 뉴스나 다양한 아침 방송이 기다리고 있지만, 그래도 유튜브 음악이 나의 하루 시작을 알리는 알람과 같다. 오늘은 해바라기의 노래를 감상해 보자. 수많은 곡들 중 첫곡은 "사랑은 언제나 그자리에"란 곡에서도 보듯이 해바라기의 노래에 유독 많이 나오는 단어 중 하나가 사랑이다. 우리 모두가 잃어 가는 것 중에 하나가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잃는다는 것은 얻었기 때문에 잃게 되는 것이다. 그럼, 처음부터 얻지 않았다면 사랑이 아니고 무엇이라고 할까? 그것은 그림움이 아니었을까? 사랑의 반댓말 중 하나가 그리움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으리라고 생각한다..

팝송이야기-ABBA

겨울답지 않은 날씨가 연일 연무를 뿜어 내고 있다. 기분까지 꿀꿀해지기 쉬운 날이다. 이럴 때 치료약은 따로 없다. 밖으로 나가든지, 그렇지 않으면 음악과 함께 여행을 떠나 보는 것도 좋겠다.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것은 음악 중에서도 팝송이라 생각한다. 여러 팝송가수들이 있겠지만, 이런 날은 ABBA가 단연 일순위다. 경쾌하면서도 우울한 기분을 날리기엔 너무도 신선하다. 무겁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가볍지도 않으면서 처져있는 기분을 적당히 끌어 올려주는 묘한 힘이 있다. 아바는 스웨덴 출신 부부로 구성된 4인조 그룹이다. 한때 세계를 주름잡던 싱어들이다. 첫곡은 "I have a dream."이다. 어린이에게나 어울린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꿈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꿈꾸고 동심으로 돌아가길 좋아한다. ..

비와 음악

어제밤부터 추적추적 비가 내리고 있다. 밤에 듣는 빗소리와 아침에 듣는 비 소리는 그 차이가 매우 커다. 조용한 어둠에서 비도 가만히 내린다. 잠자는 이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한다. 낙숫물 떨어지는 소리가 새벽을 알리고 아침이 왔음을 말하듯 창가에 주르륵 흐르는 빗물에 세수를 하고 창밖을 내다 본다. 먼 거리는 구름에 가려 보이질 않고, 가까운 거리에 있는 사물들이 아침을 맞아 꿈틀대는 모습이 평일 아침 풍경이다. 비가 오면 사람들의 마음이 우수에 잠기는 것은 무엇일까? 우수란 그 말 속에 비가 들어가 있고, 물 흐르듯 우리 맘 속으로 흘러드는 것이 비가 아니던가. 하얀 흰 눈은 비처럼 사람들의 가슴 속을 파고 들지는 않는다. 오히려 가슴 속 맺혔던 감정을 토해내도록 하는 것이 흰 눈이고 보면, 비와 눈은..

노래가사에서 인생을

나의 일상은 노래와 함께 시작하지요. 아침이면 습관적으로 유튜브에 접속하면 내가 지금까지 들었던 노래들이 연속으로 자동 재생되어 나온다. 제일 먼저 시작하는 곡을 선곡을 하면 이어서 다른 곡들이 순서에 따라 흘러 나온다. 물론 노래마다 가사가 다르고, 같은 곡이라도 그날 그날의 기분에 따라 느끼는 바가 다르고, 또 같은 곡을 다른 가수가 부르면, 느낌이 완전히 다르다. 노래마다 그 곡을 쓴 사람들과 부르는 가수의 표현력이 중요하다. 노랫말이 몇분안에 뚝딱 만들어지는 곡도 있다지만 대부분의 곡은 적게는 일년 많게는 몇십년을 쓰고 또 지우고 또 쓴 흔적들이 느껴진다. 우리가 명곡이라고 하는 곡, 가사가 아름다운 노래라고 평가하는 곡은 노래가 주는 의미가 남다른다는 것일 것이다.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감정이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