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가며 생각을 비우고 쉬어가며 생각을 담으라'라는 글귀가 눈에 들어 온다. 겨울잠에 빠져 있는 범물동 골안골에서 진밭길로 이어지는 산책로가 설명절에도 오가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적당히 햇살이 찾아오고 주위에 산과 계곡이 햇살을 등에 업고 오수를 즐기고 있는 시간대에 대덕지(일명 용지못)는 밤새 얼었던 얕은 얼음을 드리우고 가벼운 바람에도 녹고 있다.
진밭골 계곡길은 수성구에서 지정한 생각을 담는 길이라 불리는 산책로가 있다. 용추못 언저리에서 출발하여 도로를 따라 올라가다 첫다리에서 계곡으로 들어가는 루터와 또 하나는 대덕지를 건너 대덕산의 동쪽 끝자락인 산 기슭을 따라 야영장까지 이어지는 길로 두 갈래가 있다. 야영장 조금 위에 여울목이란 카페 옆길에 생담길(이하 생각을 담는 길)이 나온다.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 맑은 계곡 물과 계곡을 건너는 돌다리가 나오고 군데 군데 쉴 수 있는 일인용 나무의자가 있다. 통나무를 짤라서 만들어 놓은 의자에는 좋은 글귀가 쓰여 있다. 하나 같이 주옥같은 명언이나 경구가 적혀 있다. 글의 첫머리에 나오는 글귀도 그 중 하나다.
이 산책로가 만들어진 취지와 그 목적을 담고 있는 글로서 생각을 비울 시간과 생각을 채울 시간을 말하고 있다.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이에게 주는 충고의 말씀이다. 바삐 걷는 사람에게는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이나 여유가 없다. 하지만, 여유를 가지고 가만히 휴식하면서 바람소리, 새소리, 졸졸 흐르는 계곡물 소리, 좀 더 나아가면 햇살 부딪히는 소리, 마음에서 울려 나오는 내면의 소리를 들을 수도 있다. 같은 소리라도 눈을 뜨고 듣는 소리와 눈을 감고 듣는 소리는 그야말로 천양지차다. 내마음의 심도에 따라서 같은 소리, 같은 노래도 정말 그 느낌이 새롭고 그때 그때마다 다른 것 같다.
골안골 입구에서 진밭골까지는 차도를 따라 가면 10~20여분의 짧은 거리일수도 있지만, 걸어 가면 훨씬 더 멀고 계곡길을 따라 가면 그 거리는 두배, 세배로 늘어 난다. 백련사 입구까지 이어진 계곡으로 이어진 산책길은 사색이 필요하고 생각을 비우거나 담을 려는 사람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산책로다. 내가 보이는 대로 주워 모은 글귀들이다. 출처는 정확히 모르지만, 진밭골 생담길로 출처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산책은 위대한 예술이다.
기회는 새와 같다. 날아가기 전에 잡아라.
내인생에 대수롭지 않은 날은 없다.
삶이 있는 한 희망은 있다.
끝이라고 생각할 때가 시작하는 순간이다.
용기있는 곳에 희망이 있다.
작은 행복이 삶을 의미 있게 만든다.
꿈은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실현하는 것이다.
최선을 다하는 것이 자신에 대한 예의다.
작은 실천이 큰 생각 보다 낫다.
높은 곳에 올라가려면 낮은 곳부터 시작하라.
침묵이 더 나을 때가 있다.
햇살 가득한 날엔 그대와 걷고 싶다.
언제나 마음에 태양을 품고 살아가자.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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