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결 추워진 아침이다. 동틀 무렵에 어둠이 가장 짙듯이 기온도 오히려 일출 시간이 가장 추운것 같다. 바람까지 몰아 치니 오가는 아침친구(? 매일 그 시간에 그 장소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발걸음도 빨라 지고 옷깃을 여미게 한다. 아직도 동녘에는 붉은 기운이 산봉우리를 따라 밀려 오고 있다. 정병산을 시작으로 비음산 진례산성 대암산 그리고 불모산으로 그리고 진해의 시루봉 장복산으로 길게 이어지는 산등성이는 그야말로 창원이 분지인지를 보여준다. 그 산의 자락이 마산 앞 마다를 지나서 무학산과 천주산으로 둘러 싸여 창원은 그야 말로 산으로 둘러 싸인 요새 중 요새다.
한가지 단점은 공기가 잘 빠져 나가지 못하여 봄철이나 겨울철에도 공단에서 나오는 미세먼지나 오염 공기가 그대로 연무되어 뿌옇게 시야를 흐리게 하고 있다. 박통이 창원에 대로를 닦고 공단이 들어오게한 이유도 바로 이런 방산업체를 육성하고자 창원을 낙점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내가 처음 창원에 첫 발을 내디디던 그 때도 여전히 창원은 개발 진행중이었다. 이렇게 큰도시로 거듭 날 줄은 몰랐다. 물론 마산과 진해가 함께 통합되어 백만도시의 특례시로 발돋움을 했지만 그 성장은 멈추질 않고 있다.
귓전에 부딪치는 찬바람이 얼얼하지만 한결 가벼운 발걸음이다. 이제 보름이 지나면 긴 여정이 일단락 되는 시점이다 보니 지나치며 마주치는 사람들이랑 꼴 과 풀잎들이 새삼 정이가고 애틋한 눈길을 보내지 않을 수가 없다. 하나하나 모두가 정감이 가고 사랑스럽다. 매일 찍는 애기 동백은 항상 그 모습으로 나를 맞이한다. 똑같은 꽃이지만 오늘 다르고 내일 다를 것이다. 하물며 우리 인간들은 더더욱 다를 수 밖에 어제 그 사람이 오늘 그 사람이라고 볼 수 없듯이 매일 색다르고 다르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ㄴ내가 정말 다를까라는 의문이 들기기도 하고 궤변으로 들릴 수 있겠다. 사람도 움직이는 동물이 아니던가. 매일매일 다르겠지. 어찌 오늘의 내가 내일의 나와 같을 수 있을까? 혼란 스러운 아침의 단상이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백이야기 (0) | 2022.12.07 |
---|---|
겨울은 겨울이다. (0) | 2022.12.02 |
동백이 붉은 이유는 (0) | 2022.11.30 |
바람에 맞서려는 자는 힘들어 지다 (0) | 2022.11.30 |
가끔씩 비멍(비보고 멍때리기)도 해보자 (0) | 2022.1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