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겨울은 겨울이다.

문응서 2022. 12. 2. 09:42

매일 새벽을 걷는 어느 노부부의 뒷모습

12월로 접어들면서 그동안 겨울인가 가을인가라는 생각의 오류는 12월의 첫날부터 그 논란을 잠재우는 매서운 바람이 불어 오고 귀를 얼얼하게 하고 손끝을 시리게 한다. 털장갑을 꼈어도 손끝으로 들어 오는 차가운 냉기가 제법 세다. 그래 이것이 겨울의 진면목이지. 물론 장갑을 끼면 새벽을 담는 작품활동에 방해가 된다. 장갑낀 손으로는 폰의 터치가 용이하지 않다. 매번 장갑을 벗어서 호주머니에 집어 넣고 사진을 찍어려면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 찍으려는 사물을 눈길이 닿았을 때 바로 찍는 것과 준비 시간이 지체되어 찍어려던 대상이 순간적으로 바뀌기도 한다.

사람의 마음은 욕심으로 가득한가? 한 대상을 두고 두번 세번 셔트를 눌러 보지만 어떤 것은 사물의 촛점이 맞질 않거나 구도가 맞 지않거나 원하는 명쾌하고도 생각과 일치 하는 작품이 몇개나 나올까? 도공들이 도자기를 구울 때 가마에 불을 넣고 수일 낮밤을 뜬눈으로 세우다가 드디어 가마를 개방하는 날 설레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가마문을 열때 그 기분이 과연 어떻겠는 가? 그리고 나오는 작품들이 하나같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바로 부셔 버리는  그 심정을 누가 헤아려 줄 수 있을까 천개 만개의 작품중에 한개가 진품으로 탄생할 때를 기다리며 오늘도 가마불 앞에서 쾡한 눈으로 불을 응시하는 도공들이야 말로 진정한 장인들이 아닌가. 그들을 존경하는 마음 한없다. 고려청자니 이조 백자니 약사발이니 하는 작품들을 보고 있노라면 그들의 혼이 담긴 명품을 대할 때 절로 고개가 숙여지는 기분이다. 

매일 아침 같은 꽃 나무 풀을 접하지만 그들의 모습은 변함이 없다. 그자리에 그대로 그 모습을 하고 있다. 그들이 다리가 있어서 움직이는 것도 아니고 날개가 있어서 원하는 양지바른 곳으로 널아가는 것도 아닐진데, 변하는 것은 시간이고 계절이고 그중에 변화가 가장 심한 것은 우리의 마음 뿐인것을....

흰카멜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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