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여행 6일차 날이 밝았다. 어느 덧 여행도 막바지를 향해서 가고 여행 종착지가 가까이 다가 오고 있다. 오늘은 호텔 조식 후, 바르셀로나로 약 4시간 동안 이동을 해야한다. 중간에 휴게소에서 30분 휴식후 다시 애마는 바르셀로나로 달려간다. 점심은 현지식으로 바르셀로나 루프탑 레스토랑에서 먹을 예정이다. 바르셀로나 시내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 높은 곳에 자리잡고 있어서 한눈에도 뷰 맛집으로 보인다. 루프탑 레스토랑에서 시내 전경을 감상하면서 식사하는 고급 레스토랑으로 음식과 서비스도 매우 좋은 듯하다.
뷰 만큼이나 음식도 나름 고급 처럼 보인다. 카탈로니아 지방 전통 디저트, 크레마 까탈라냐는 유럽 전체에서 사랑받고 있어요. 크림 캬라멜과 비슷한 맛이 나지만 훨씬 고급스런 식감과 맛을 느낄 수 있는 디저트다.
메인 요리 보다는 후식이 더 고급스런 루프탑 레스토랑에서 야채 샐러드와 대구요리 그리고 후식인 크레마 카탈라냐를 배 속에 가득 채우고 와인으로 약간상기된 얼굴로 바르셀로나 시내로 입성한다. 이번 여행지의 클라이 맥스인 스페인의 천재 건축가 가우디를 만나러 간다.
바르셀로나는 스페인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한 사람, 천재 건축가 가우디를 배출한 도시로 유명하다. 그의 흔적을 따라가다 보면 바르셀로나를 다 본 것 같은 정도로 바르셀로나는 가우디의 건축물이 가득하다. 처음 그의 건축물을 대하면 신선한 충격을 받게 되는 데, 이는 100년이 넘은 건축물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초현대적인 그의 감각 때문이다. 중세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며, 고딕 지구라 불리는 구시가지와 현대의 빌딩이 이어져 있는 신시가지까지 상반된 매력을 만날 수 있다.
먼저 가는 곳이 구엘공원이다. 지중해와 바르셀로나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구엘공원은 가우디의 상상력과 창의적인 세계, 자연과 인간을 배려한 마음이 가득 담긴 곳이다. 이곳은 본래 가우디의 경제적 후원자인 구엘이 영국의 전원 도시를 모델로 대규모 주택단지를 짓기 위해 가우디에게 의뢰하여 설계된 곳이다. 구엘과 가우디는 이곳에 고급 주택 60호 이상을 지어 부유층에게 분양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이곳은 돌도 많고 경사진 비탈길이어서 작업을 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결국 지형적 한계와 자금난 등을 극복하지 못하고 14년이라는 긴 공사 기간에도 불구하고 단지 몇 개의 건물과 커다란 광장, 예술작품 같은 벤치 정도만 남긴 채 야심찬 프로젝트는 미완성으로 끝나고 말았다.
구엘공원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과 철저히 계획한 인공미가 훌륭하게 조화를 이루는 곳이다. 대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다양한 색과 곡선의 아름다운 건물들, 화려하고 신비한 모자이크 장식의 타일, 땅을 고르는 것도 반대한 만큼 자연스럽게 터진 길과 인공 석굴 등 어느 것 하나 가우디답지 않은 것이 없다. 마치 은밀한 언덕 위에 만들어진 초현실 영화의 세트장처럼 멋지고 신비로운 기운이 감돈다.
야자수 같은 나무와 구불구불 길게 이어진 타일벤치가 장관을 이루는 광장은 다양한 스타일이 공존하고 있다. 하나하나 타일을 붙여 만든 벤치는 같은 패턴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계획성 있게 색의 조화를 고려해 만들어졌다. 아이들은 비둘기가 있는 광장 중앙을 뛰어다니고 벤치의 모양을 따라 걷는 등 세계적인 건축가의 작품 곁에서 즐거운 시간을 만끽한다. 어떤 아이들은 벤치에 장식된 타일 문양을 그려보며 가우디의 작품을 감상한다.
놀라운 것은 이 광장을 거대한 돌기둥들이 떠받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평소 그리스, 로마 신전에 관심을 가졌던 구엘의 요청으로 가우디는 신전 모양의 건물을 지었는데 86개의 견고한 도리아식 기둥들이 광장을 받치는 디자인으로 설계한 것이다. 천장에도 깨진 타일 조각과 버려진 술병 등을 재활용하여 장식한 섬세함이 돋보인다.
정문 쪽을 바라보면 금방이라도 단물이 뚝뚝 흘러내릴 것 같은 과자집 같은 건물 두 채가 보인다. 본래에는 수위실과 관리실 등 사무를 보는 공간으로 쓰려고 했다는데 지금은 기념품 숍으로 운영되고 있다. 뾰족한 지붕과 갈색과 흰색의 멋있는 색의 조화가 눈을 즐겁게 해준다. 또한 구엘공원의 마스코트인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지하수의 수호신 퓨톤을 지나칠 수 없다. 계단을 타고 내려오는 것 같은 퓨톤분수 앞에는 사진 촬영을 하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가우디의 예술 혼이 곳곳을 휘감고 있는 이곳에서 방문객들은 자연을 사랑하고 인간을 배려한 천재 작가의 열정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제 가우디의 최후 걸작 성 가족 성당(Sagrada Familia)을 만나러 가자. 이번 여행의 최고 하일라이트다. 성가족 성당 또는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이라고 불리는 이 건축물은 가우디의 최후의 걸작으로 꼽힙니다.
총 3개의 파사드(벽면) 로 구성 되어 있으며, 각 파사드에는 각 4개씩의 첨탑이 세워져 총 12개의 첨탑으로 이루어지며, 이는 12사도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그 가운데 가장 높은 첨탑이 세워질 예정이며, 이는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합니다. 3개의 파사드 중 우측 파사디는 가우디가 완성한 유일한 파사드로 탄생의 파사드라 불립니다. 그리고 좌측 파사드는 폴라 델 빌라르라는 건축가가 완성하였으며, 고난의 파사드라고 불립니다. 정면은 영광의 파사드로, 아직도 공사중으로 아직 공사 중입니다.
내부에는 스에인드글라스 사이로 조명이 들어 오며 마치 숲 속에 와 있는 것처럼 나무와 꽃들을 형상화한 디자인으로 기존의 성당이나 교회에서는 볼 수 없는 모습을 하고 있고,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들어오는 햇살이 아름답게 빛난다. 내부가 다 완성되지는 않았지만 미사를 여는 데는 지장이 없는 수준이 되어 가고 있다. 종탑은 걸어서 오르거나 유료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를 수 있는데,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바르셀로나 풍경도 인상적이다.
바티칸의 산 피에트로 대성당에 큰 감명을 받고 돌아온 바르셀로나의 한 출판업자가 바르셀로나만의 대성당을 짓자는 운동을 벌여 시민 모금이 시작되었다. 1882년 가우디의 스승이었던 비야르(F. de P. Villar)가 좋은 뜻에 동참하여 무보수로 성당 건설을 시작했지만 무조건 싸게 지으려고만 하는 교구에 질려 1년 만에 포기하고 자신의 제자였던 가우디를 후임자로 추천하였다. 젊은 건축가에게 맡기면 공사비를 아낄 수 있을 것이라는 교구의 기대는 완전히 빗나갔다.
가우디가 공사를 맡았을 때 그의 나이는 31세였는데, 그는 비야르가 설계한 초기의 디자인을 폐기하고 처음부터 다시 설계하면서 그때부터 죽는 날까지 43년간 이 공사에 남은 인생을 모두 바쳤다. 그는 공사 현장에서 직접 인부들과 함께 작업하면서 설계도를 그려 나갔고, 마지막 10년 동안은 아예 작업실을 현장으로 옮겨 인부들과 함께 숙식하면서까지 성당 건축에 몰입했다. 그러나 1926년 불의의 사고로 그는 결국 성당의 완공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고, 그의 유해는 자신이 지은 이 성당의 지하 납골묘에 안장되었다. 원래 이 납골묘에는 성인이나 왕족의 유해만 안치될 수 있는데, 로마 교황청에서 그의 신앙심과 업적을 높이 사서 허가해 준 것이다.
그의 사후, 스페인 내전 과정에서 설계 도면이 불에 타 사라져 공사에 차질이 생기기도 했지만, 그의 정신을 계승한 후배 건축가들의 기술적 연구를 바탕으로 성당의 건축은 계속되었다. 오로지 기부금과 입장료 수입만으로 공사 비용을 충당하고 있어 착공된 지 130년이 넘은 현재도 진행 중이며 언제 완공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오늘 일정의 마지막으로 가우디의 저택 카사 밀라는 버스를 타고 지나가면서 보게 되어 아쉬움이 매우 크다. 천재 건축가 가우디의 팬이었던 페드로 밀라 이 캄프스가 카사 바트요를 보고 의뢰한 연립 주택으로, ‘카사 밀라(밀라의 집)’라는 이름보다 ‘라 페드레라(채석장)’라는 별칭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거대한 돌덩이처럼 생긴 건물의 외관에서 가우디가 추구하는 곡선과 자연에 가까운 디자인이 한눈에 느껴진다. 바다의 물결을 연상하게 하는 곡선의 외관과 미역 줄기를 닮은 철제 발코니는 주변 건축물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바르셀로나 시민들로부터 웃음거리가 되기도 했지만, 현재는 바르셀로나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중 하나가 되었다. 옥상은 투구를 쓰고 있는 로마 병사와 타일로 만든 십자가 등 독특한 디자인의 굴뚝이 인상적이며,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바르셀로나의 풍경도 특별함이 느껴진다. 아래층에는 가우디의 작품들과 가우디에 관한 영상들을 관람할 수 있는 전시관이 있으며, 그 아래층에는 당시 생활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는 전시관이 있어 매우 흥미롭다. 1984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도 등재된 건축물이다.
저녁은 한식이네요. 바르셀로나 시내에 있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식당으로 한식이다. 한국과 다를바 없어요. 이하 생략. 바르셀로나 시내에 있는 힐튼 디아고날 마르 바르셀로나로 향한다. 여긴 지금까지의 호텔과는 차원이 다르네요. 바르셀로나 동쪽 해변가에 위치하네요. 새벽 일찍 해변가는 위험할 수도 있다는 경고성 말씀이 전갈되네요.
7일차 바르셀로나, 몬세라트 일정으로 1시간 가량 신비로운 기암 절벽의 도시 몬세라트로 향한다. 몬세라트는 스페인어로 '톱으로 썬'이라는 뜻을 가질 정도로 신기한 모양의 절벽 바위들로 이루어진 지역이다. 바르셀로나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어서 바르셀로나를 방문하면 꼭 한번 정도 들려야할 근교지역으로 아이유가 다녀 갔다는 곳이다. 케이블카와 산악 열차를 이용할 수 있고 우리는 버스로 올라 갔다가 내려 올 때 케이블 카를 탈것이라고 했다. 이 몬셀라트 광경을 보고 가우디가 성가족 성당을 지었다고 할 정도로 그 광경이 신비로워 처음 들러 본 사람들이 감탄을 금치 못한다.
몬세라트 수도원은 바위산에 위치해 있는 수도원으로 주변이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져 있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올라가면 소원을 들어 준다고 전해지는 검은 성모상을 모신 성당과 80명의 수사를 만날 수 있다.
몬세라트의 성당 앞에 수비라치의 성조르디 조각상은 이 조각상의 눈이 움직이는 사람을 따라 시선이 움직이는 것으로 보이는 데 이는 조상의 눈이 음각되어 있어서 그렇게 보인다고 한다. 이 조각상은 성가족 성당 후면의 파사드에서도 볼 수 있다고 한다.
아이유가 다녀갔다고 더 유명해진 산 미구엘 전망대 까지 가는데 20여분 정도 걸린다는 얘기를 듣고 곧 바로 실행에 옮긴다. 비교적 편안한 길로 사람들이 제법 많이 오르내린다. 전망대에선 줄을 서서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몬세라트에서 내려 올 때는 케이블카를 이용했는데 몽환적인 분위기를 뿜어 내는 몬세라트 산을 오르내리는 케이블카는 바위 벽면을 타고 곧장 내려오면서 다시 한번 쓰릴을 만끽하게 된다.
점심을 먹으러 인근 마을로 자리를 옮겨서 식탁 위의 황금인 하몽 맛집으로 이동한다. 하몽은 돼지의 뒷다리 중 넓적 다리를 토째로 소금에 절인 뒤, 약 6개월에서 2년 정도 그늘 이나 동굴과 같은 곳에서 건조하고 숙성하여 만든 생 햄이다. 하몽은 서늘한 그늘에서 오랜 시간 건조할 때 제대로 된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하몽은 얇게 잘라서 먹기도 하고, 샌드위치와 같은 여러 음식에 곁들여 먹을 수도 있다고 한다.
오후는 자유 일정으로 바르셀로나 시내관광에 나섰다. 람블라스 거리를 따라 북쪽의 카탈루냐 광장에서 남쪽 항구인 파우 광장 까지 약 1킬로미터 구간으로 그 중심지에 고딕 지구와 보께리아 시장 등이 있는 곳으로 영국의 소설가 서머셋 모옴은 이 거리를 가리켜 세계에서 가장 매력있는 거리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제 저녁시간이다. 스페인의 전통식 해물 빠에야를 맛볼 시간이다. 현지식은 아마도 오늘 저녁이 마지막 디너가 될 것 같다. 내일은 새벽부터 서둘러 공항으로 이동해야하고 아침으로 밀박스를 나누어 준단다. 빠에야는 스페인의 전통 쌀 요리로 후라이팬에다 해산물과 채소를 위주로 볶은 후 쌀을 넣어 익힌 요리로 우리나라의 뽁음밥을 연상 시킨다. 맛도 비슷한 것 같다. 요리에 따라 홍합, 새우, 등 해산물이 들어가서 해물 빠에야 라고부르기도 한다. 친절하게도 주방장께서 직접 들고 와서는 사진을 찍어란다. 아름다운 마음씨다.
스페인식 문어 요리인 뽈뽀도 나왔다. 뽈뽀는 1 시간 가량 조리하여 부드럽게 만든 요리로 스페인에서 예로부터 간직한 전통적인 방식이란다. 오래 끓인 문어가 부드러우면서도 쫀득한 식감이 입에 착 감기는 맛을 선사해 준다. 둘다 나름대로 먹을 만하다. 우리 입맛에도 잘 맞는 것 같다.
호텔로 돌아와서는 내일 아침용으로 나온 밀박스를 받아서 다들 일찍 룸으로 직행한다. 그간에 다들 정이 들었는지 눈빛 부터 다르고 누가 먼저 할 것 없이 반갑게 인사를 건낸다. 제법 스페인 인삿말이 입에 다들 익숙하자 떠나게 되는구나. 20여 시간 이상의 긴 여정을 앞두고 다들 체력부터 챙기고자 서들러 호텔방으로 들어간다.
8일차 일정이 시작 된다. 공항으로 이동하고 그동안 정들었던 맘씨 좋은 기사님과도 바이하고 다시 대장정에 오른다. 다들떠나올 때보다 짐보따리가 더 커진것 같다. 역순으로 바르셀로나에서 아부다비(6시간 10분 소요), 아부다비에서 3시간 웨이팅, 아부다비에서 인천(8시간 20분) 참고로 스페인은 한국 보다 8시간 느리고, 두바이는 5시간 느리다는 말씀이고, 3월에서 9월은 써머타임 적용으로 7시간 느린 것으로 나옵니다.
인천의 바다 내음을 뒤로하고 비몽사몽간에 창원으로 돌아 오는 길에는 혼절 수준의 깊은 잠에 빠져 든다. 드뎌 집으로 무사 생환하는 순간이다. 60 부부에게 20 시간 이상의 장거리 비행은 무리라는 결론을 내린다. 하지만 아직 60이 되지 앟은 집사람은 북유럽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난 이번 여행으로 장거리 해외 여행은 졸업할 것이다. 그것도 직항이 아니고 경유하는 여행은 더더욱 아니 아니 아니되옵니다. 중간에 사진이 다운 로드 되지 않아서 다음 백과 사전을 이요했다는 사실과 몇 몇 블로그 남의 글귀를 인용했슴을 밝혀 둡니다. 감사합니다. 그라시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