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2007)

[스크랩] 오늘이 입동이라...

문응서 2008. 12. 19. 10:58

아직도 나무엔 설익은 단풍이 저렇게 많은데

벌써 겨울의 문턱에 서 있구나.

올해는 가을이 유난히도 더디구나....

예년 같으면 입시 한파니...

올 겨울 첫 눈이니...

뉴스에서 발을 동동구르는 행인들의 겨울 이야기가

연일 나왔으리라....

아직도 양지 바른 나무가지엔

푸른 색의 녹의를 입고 가을을 서두르는 나무들이 태반이다.

저들이 언제 여름옷을 벗고 단풍나들이를 떠날 지 모르겠으나

좌우간에 따뜻한 햇살을 만끽할 날도 얼마 없겠지...

지금 쯤이면

감나무 마다 탐스러히 주렁주렁 열린 감을 수확하는 계절이다.

곶감이다. 감 뻬떼기다 썰어 말려

동지 섣달 기나긴 밤을 입안에서 우려내어

그 시간의 공백을 메꾸곤 했었지...

여기도 단감 수확의 계절이다.

예전엔 집 식구들만이 겨우내 먹을 정도의 감나무 한 두어넛 나무만을 길러

이웃과 가까운 친척들끼리 그 정성을 나누고 했는데.... 

지금은 감나무밭이 대형화로 기업화 되어

나누는 정 보다는 가계의 주 수입원으로 하다보니

주위의 나누는 정 보다는 감 하나하나가 \로 보일 수 밖에.....

예전엔 수확이 끝난 감나무 가지엔

마지막 잎새처럼 까치밥 감이 여러개 메달려 있곤 했지.

높아서 못따서가 아니라

말 못하는 미물이라도  굶주린 배를 채워라고

마음이 너그러운 이의 주위를 배려하는 마음이 아니었을 까?

겨울의 정취는 이런 배려하는 마음이 감나무 꼭대기에서 시작 되지....

그냥 우리가 까치밥이라고 부르는 것도 바로 이런 만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에서 비롯되지 않았을까....

오늘이 입동이다.

11월도 깊어가고 올 한해도 이제 까치밥 정도 남아 있다.

이 소중하게 남은 시간을 

주위에서 우리의 손길을 기다리는 이들에게 나누어 줄 시간이라 생각된다.

모쪼록 한해를 잘 마무리 하입시다.

오늘도 좋은 하루되길 바라는

창원의 통신원

응서가

낙엽이 쑤북이 쌓인 교정에서

흐드르지게 핀 국화꽃 향기에 취해 ....

친구들 그 향기를 함께하세...

 

 

출처 : 영천중앙초등26
글쓴이 : 응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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