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의미로 내게 다가온다.
어제 제자 한명이 너무도 빨리 멀리 떠났다기에부산에 문상을 다녀 왔다.
학창시절에 운동을 유난히도 좋아하고 건강하던 그가.....
무리지어 다니며 간간이 속도 썩이던 그였는데
지난 화요일에 느닷없이 제자 한명이 위독하다는 연락과 함께 뇌사상태라는 말을 듣고
병원에 들러 마지막 모습을 보고 돌아 온지 이틀 만에 저세상으로 갔단다.
토요일 아침 아이들과 아침부터 내리는 빗줄기 소리를 들어 가며 교실에서
복도창을 바라보며 너무도 일찍 떠난 그의 옛기억을 어렴풋이 떠올려 본다.
지금 부터 약 10년 전의 일이다.
그들을 데리고 3학년 봄소풍으로 화왕산엘 갔었다.
녀석들이 발빠르게 내달려 단숨에 산꼭대기에서 야호를 연발 하더니
뒤쳐진 일행이 다 올라갈 즈음 그들의 손에는
빈 음료수 피티 병에 뱀을 한 마리 잡아서 선생님 고아 드린다며 잡아 왔길래
놀라 주라고 했건만 이녀석 들이 한사코 샘이 드셔야한다고
우기는 바람에 혼난 적이 있다.
지나가던 어떤 나이든 어른이 뱀을 보고 칠점사라고 말하던 기억이 난다.
그뱀을 그어른에게 건네주니 좋아라 하고 뒤도 돌아 보지 않고 내려가버리더라.....
그랬던 녀석들 중에 한명이 오늘 한줌의 재로 사라진다........
3년 전에 결혼한다며 연락이 왔길래 부산으로 달려 갔더니
하객 들이 얼마나 많이 왔던지 그녀석 고향이 부산이라고 착각할 정도로 발이 넓더라......
피로연에 친구만 200명이 왔다니,
그날 하객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상상할 수 있으리라.....
부산 모 대학 체육학과를 졸업하고 그 대학의 골프 코치로 있으면서
석사 과정을 거쳐 박사 학위를 이번 여름에 받기로 되어 있었던 모양이더라고
가을엔 문경의 어느대학에 교수자리가나서 가기로 되어 있었단다.....
......
지난주 금요일에 조기축구에서 다친 상처를 치료하러 피부과에 갔다가
주사맞은 자리에 피가 멎질 않아 부산대 병원으로 갔더니
백혈병이란 청천병력같은 그것도 급성 이란 의사의 말에
그자리서 여러검사를 해 놓고 결과를 기다리던 중에
뇌출혈이 일어나 쓰러저 그길로 의식을 잃고 영영 깨어나질 못했단다.
그렇게 건강하고 난생 처음으로 병원에갔을 녀석이 영영 돌아 오질 않는다고 생각하면
아무도 이 말을 믿지 않으리라......
나이 서른 하나에 2살 짜리 아기와 뱃속에 8개월 된 핏덩이를 두고
훌쩍 떠나간 사실을 누가 믿으리오......
가슴에선 피눈물이 나지만
하늘도 오늘은 비로 답하니 내 마음을 알아주나 보다......
부모의 가슴에 한을 남기고 처자식을 두고 떠나는 당사자는 어찌 발걸음이 떨어지겠는가....
하지만 그를 편안히 보내주는 것이 산자의 몫이니
부디 좋은 곳으로 가서 잘지내길 빌어 봅니다....
마지막 까지 함께 하지 못하여 가슴 아프지만
어제 영안실을 가득 메운 수백명의 친구와 선후배들이 밤새 그를 기리고 있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아침의 장을 너무 무겁게 하여 친구들에게 미안하구나.....
좋은 하루 되시길....
창원의 눈물 통신원
응서가
한명의 제자를 가슴에 묻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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