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동백이야기

문응서 2022. 12. 7. 09:24

겨울의 화신은 당연 동백이다. 화려한 자태에 훤칠한 외모 그리고 항상 뒷켠에는 수줍음과 서러움을 감추고 겉으로는 환하게 웃고 있다.  동백 이름 그대로 겨울에 피는 꽃이란 생각이든다. 그리고 긴 겨울 동안 그 아름다움을 마음껏 뽐내고 있다. 동백은 붉은 색과 흰 색 그리고 분홍의 교잡종들도 있지만 우리가 알고있는 동백은 대부분이 재래종인 동백으로 해안이나 도서 지방에서 자생하는 천연기념물 동백이다.  그러나 요즘은 개량종들이 많이 나오는 데 그중에는 애기 동백이 대부분이다. 여러 색깔의 꽃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끌기에 충분하다.

동백의 꽃말은 당신만을 사랑해라는 말로 꽃만큼이나 담고 있는 동백의 아름다움과 숭고함은 다른 꽃에 어찌 비할까. 동백의 잎은 두텁고 짙은 녹색으로 차잎과 구별하기가 쉽지 않지만 그렇지요, 동백도 차나무과니까 비슷할 따름이지요. 동백꽃도 차로 우려내어 마신다고 하니 동백은 여러모로 유용한 식물이라고 보면 되지요. 예전엔 동백 기름을 짜서 식용으로 하거나 여인들의 머릿 기름으로 사용하기도 했지요. 머리 감기도 쉽지 않았았을 시절에 동백기름을 발라서 윤기가 좌르르 나는 머릿결을 만들려고 애썼던 여인들은 오늘날에도 한없이 예쁘지려고 발버둥치는 여인들을 떠올리니 즐거운 미소가 등장하지 않을 수 가 없구나.

동백은 상록수로 겨울에 제철을 맞이하는 고로 눈속에도 꽃을 피우는 오히려 날씨가 추워지면 더 위력을 발휘하는 꽃으로 유명한데, 옛 선인들이 이런 기백의 동백을 가리켜 세한 지우라고 칭했을 정도라니 동백은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울리는 데 일가견이 있는 문학, 예술의 소재감으로 충분하다. 이미자의 노래에 나오는 동백아가씨는 그리음에 몸부림 치다 붉게 타버린 심정을 간절히 염원하여  떠나가신 님을 애타게 그리는 여인을 떠올리게 한다.

동백은 화려한 꽃에 비해 향기가 없다. 그런데, 벌이나 새들이 동백을 찾는 이유는 예쁜 꽃 속에 진한 꿀이 있어서 동박새라는 친구가 그 화밀에 유혹이 되어 꿀을 따다가 꽃가루를 묻혀 이꽃 저꽃으로 날라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난봉꾼(?)이다.

동백 꽃은 수명이 그리 길지는 않지만 한가지 끝에 꽃망울을 가지고 피었다가 시들면 다른 꽃 망울이 생겨 차례로 피고 지는 데, 그 기간이 내가 알기로는 약 100일 정도 지속이 되는 것 같다. 그래서 동100이라 할 수 도 있다.(이건 순수한 나의 생각) 혹자들은 떨어 지는 동백의 꽃잎을 두고 말이 많은 데, 동백은 땅에 떨어져서도 한번 더 핀다고 좋아하는 이들과 꽃망울 채로 떨어져 단명의 죽음을 암시하는 이들로 갈라지지만 본인의 생각은 그렇지가 않다.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아름다우면 그걸로 족하지 않을 까 싶다. 이 겨울에 주위에서 볼 수 있는 꽃이라고는 동백 밖에 또 무엇이 있으리요. 멀리 눈속에 필 매화나 따뜻한 봄날을 장식할 산수유를 그리지만, 지금은 바로 동백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