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2007)

[스크랩] 차 한잔에 녹아드는 ...

문응서 2008. 12. 19. 15:37

매일 찾아오는 아침....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커피 한잔을 기울여 보지만

그 때 그 때 마다 그 맛과 느낌이 다른 이유는 무얼까.....

오늘 아침에도 같은 잔에 커피 한잔을 말아본다....

그 맛이 매일 먹는 커피와는 사뭇 다르다.

매일 아침 일어날 때의 몸의 상태가 다르듯이...

때로는 진한 향기에 밀려 물러나는 입맛...

때로는 그 진한 향기에 취해 단숨에 들이키고

한잔 더 먹고 싶은 충동을 스스로 억누를 때도 있고,

오늘도 같은 시각 같은 자리에서 커피 한잔을 타주는

후배교사의 따스한 그 손길이 더 없이 고마와 보이는 아침이다...

사실은 각 학년마다 교무실을 달리 쓰고 있는데,

1학년실이 1층 출입구에 있다보니 지나가는 과객들이

특히, 아침이면 줄을 선다.....

그 집 커피는 맛은 둘째치고라도 그 정성이 갸륵하여

매일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가지 못하듯이....

오늘도 한잔을 얻어 걸치고 교문으로 다시 향한다...

나는 학생부 소속이라 학생부 선생님들과 매일 교문 지도에 나선다....

올해는 특히 담임까지 맡고 있어서 아이들에게 신경이 가지 않을 수가 없다.

학교 문을 들어서는 아이들과 아침마다 인사하며

하루 일과가 시작이 된다.....

한번씩 배어무는 커피야 말로 나만이 즐길 수 있는 유일한 맛이 아닐 까.... 

아쉬움에 빈잔을 어루만지며 돌려도 보고 꾸겨도 보지만 그 아쉬움을 어찌 말로....

내일을 기약하고 미련을 가지고 빈 컵을 휴지통에 가져가야하는 그 마음을 ...

나 중독일까? ㅋㅋㅋ

중독이라도 좋다.

매일 아침 즐기는 이런 즐거움조차 우리가 가질 수 없다면,

어떻게 쉼없이 흐르는 시간속에서 헤어 날수 있겠는가...

친구들 몸에 좋지 않다고 무조건 거부 말고

아침에 커피 한잔은 보약이 아닐까?

나는 오늘도 아침에 커피를 마시며 하루를 시작한다....

오늘도 별 내용없이 긁적이다 만다...

친구들 오늘도 유익한 하루가 되길...

창원에서

응서(문병철....신현욱아 ...6학년 때 같은 반아.....)

 

 

출처 : 영천중앙초등26
글쓴이 : 응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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