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2007)

[스크랩] 점심은 잘 먹었는지....

문응서 2008. 12. 19. 13:21

모처럼 점심시간에 친구들을 찾아간다.

가을이라 여기저기서 미꾸라지 잡는 소리가 들린다.

추어탕하면 집에서 어머니가

미꾸라지를 잡아서 국을 끓이는게 제격인데...

무우 배추 시래기를 넣고,

가마솥에 불을 집혀 부글부글 끓으면

양념에 풋고추 빨간고추 마늘 등을 쑹쑹 썰어 다져 넣고

재피가루나 후추가루를 넣어 휘저어서

한그릇하면 그해 가을 영양식이 마무리되곤 했지....

요즈음은 집에서 보다는 소문난 추어탕집을 찾아

그때의 맛을 살려보지만

그때 만큼 맛이 나질 않음은

우리네의 입맛도 많이 변했나보다....

어릴때는 톡 쏘는 재핏가루향이나 후추향에 질려

먹질 못했고 또 그 특유의 비릿한 냄새때문에

아이들은 잘 먹질 못했잖아....

하지만 지금은 유혹의 나이를 넘어 불혹을 지나

애년의 나이로 접어드니 별의 별 먹거리가 다 생각이 나누나....

이게 늙은 거인가....

아직 마음은 이팔 청춘인 것을...

갑자기 가을 이라 추어탕이 그리워 인근에 잘하는 추어탕집에서

한 뚝배기 하고 나니

이제 친구들 생각이 나는구나...

아침엔 시험 마지막날이라

정신이 없었는데...

허겁지겁 점심 챙기느라 친구들 볼 시간이 없었던 지라....

밥먹고 나니

아무 생각이 없구나....

채점이나 하면서 한 숨 돌릴께...

오늘도 맛있는 오후가 되길 비는

창원의 통신원 응서가

추어탕의 비린내를 담아

그대들 저녁 밥상에다 올릴께....

소주 반잔도 곁들인다....

 

 

 

출처 : 영천중앙초등26
글쓴이 : 응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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