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스크랩] 어젯밤에 운동장에서 걷기하다.....

문응서 2008. 12. 19. 09:12

어디선가 향긋한 꽃향기가 나서 고개를 돌려 보니

이십년 넘게 난 꽃치자 나무가 하얗게 하얗게

어둠 속에서 밤 하늘을 수 놓고 있었다.

운동장 둘레를 돌다가 그지점에 이르면 발길을 부여잡고

내내 그 곁에 머물고 싶은 유혹을 진하게 진하게

내 뱉으며 지나는 이들의 발걸음과 눈길 그리고

후각을 자극한다.

초여름에 피는 하얀 이빨처럼 흰 웃음을 전하다

며칠 양치질 하지 않은 이빨처럼 누렇게 시들어

끝이나지만

그 진한 향기는 온누리에 오래도록

여운을 남긴다.

얼마나 향기가 진했으면 주위의 벌레들을 죄다 끌어 모은다.

만일에 꽃을 꺽는 이가 있으면

쉴새없이 꽃 속에서 작은 벌레들이 몰려 나와

꽃을 꺾은 손길을 무안하게 할 정도로 만들어 버린다.

가을엔 도툼한 치자 열매가 열려

찌짐 굽는 여인들의 손끝을 바쁘게 한단다.

창 너머로 은은히 날아드는 치자향이 못내 아쉬워

창을 활짝 열어 두지만 이웃에 골고루 향내를 나누어 주다 보니

4층 까지는  미미하게 찾아든다.

그게 뭐 대수 이더냐.....

아침 단상이었습니다.

이나저나 친구들의 발길이 점점 줄어드는 카페에

치자와 같은 진한 향을 우려내줄 그 누가 필요하건만....

이보게 경철이 뭐 좋은 거 없수..........

오늘도 생업에 열심히 종사할 그대들에게 행운이 있으랴....

창원의 꽃치자 통신원

응서가

진하게 우러나오는 육수와 같은 꽃치자 향의 영그는 꿈을 그리며.....

출처 : 영천중앙초등26
글쓴이 : 응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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